나를 값싼 사람이라 부른 당신에게
Language: ko

동료들의 동정 어린,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캐내려는 듯한 시선이 바늘처럼 온몸에 날카롭게 박혔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쩌면 심윤희와 나의 관계는 아주 오래전에 마침표를 찍었어야 했다는 사실을.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그녀가 화려한 조명 아래 서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을 그림자처럼 지켜온 연인인 나조차, 그녀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그 피아노에는 손끝 하나 댈 자격이 없었다. 그런데 방금 전, 오케스트라에 새로 들어온 신입 단원 한준우가 수석 연주자인 윤희 곁에 놓인 피아노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피아노, 선배님 남편분만 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저도 한번 쳐봐도 돼요?” 윤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단 한 마디로 대답했다. “응,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