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더러운 빚은 직접 갚으세요
Language: ko

운명을 결정지었던 그날 오후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어머니 앞에 서서, 빚 독촉 문자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그녀의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지난 생의 나는 바로 이 순간, 동생의 그 가련하고 무고한 눈망울에 마음이 약해져 내 것이 아닌 사채 빚을 모두 내 어깨에 짊어졌다. 그날 이후, '허영심에 찌든 년', '집안 말아먹을 년'이라는 낙인이 내 가슴에 박혔고, 어머니는 만나는 사람마다 나의 파렴치함을 떠벌리며 나를 난도질했다. 얼마 후, 어머니가 다니던 공기업에 채용 기회가 생겼을 때, 그녀는 동생의 앞날을 위해 온갖 인맥을 동원해 길을 닦았다. 모든 게 완벽할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채 빚 때문에 박살 난 신용 등급이 발목을 잡을 줄이야. 결국 동생은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다. 어머니는 완전히 무너졌고, 절망에 빠진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30층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나를 밀어버렸다. 산산조각이 나버린 내 인생. 하지만 이번 생은 다르다. 결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 더러운 빚더미는, 빌린 놈이 직접 치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