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새롭고 멋진 감옥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Language: ko

5월 5일 어린이날, 스물아홉 살이나 먹고 심각한 ‘애기병’에 걸린 시누이가 분홍색 프릴 드레스를 입고 막대사탕을 문 채 내 집무실 문을 가로막았다. “언니, 오늘은 우리 애기 날이잖아. 애기는 어린이날 선물로 회사 대표이사 자리 갖고 싶어!” 나는 기가 막혀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법인 대표이사는 회사 부채랑 법적 책임을 전부 혼자 짊어지는 자리야!” 남편이 그런 나를 싸늘하게 흘겨보았다. “민지혜, 좋게 말할 때 까불지 마. 우리 유유가 갖고 싶다잖아. 굴러온 돌인 네가 이제 그만 물러나서 양보해.”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허벅지를 피가 나도록 꼬집어야 했다. 3,000억 원이 넘는 이 썩은 부채더미에서 어떻게 탈출해야 하나 머리를 싸매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제 발로 구덩이에 들어가 주겠다니. “당신들이 등 떠민 거야. 나중에 절대 후회하지 마.” 나는 떨리는 손을 연기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대표이사 변경 서류에 서명했다. 법인 인감이 찍히는 순간, 이유유는 신이 나서 손뼉을 쳤다. “와아! 애기 오늘부터 큰 회사 주인 됐다!” 우리 애기 유유야. 나중에 차디찬 구치소에서 노역복을 입고 재봉틀을 돌릴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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