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친의 고민 상담을 생중계로 들었다
Language: ko

남자친구와 냉전 중인 지 벌써 보름째. 나는 고민 끝에 유명 연애 상담 유튜버의 라이브 방송에 연결을 신청했다. 전문가의 조언이라도 들으면 이 답답함이 조금은 가실까 싶어서였다. 내 차례가 거의 다가왔을 무렵, 누군가 후원금을 쏟아부으며 새치기로 연결권을 가로챘다. 익명의 상담 신청자.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첫마디는 이랬다. “선생님, 새로 부임한 여직원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여자친구한테 핑계를 대고 보름 넘게 연락을 안 하는 중입니다.” 그는 이어서 물었다. 8년이나 만난 여자친구라 이제 사랑하진 않지만 상처 주고 싶지는 않다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 조용하고 평화롭게 헤어질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가 소름 끼칠 정도로 익숙했다.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숨을 죽이는데 상담가의 답변이 이어졌다. “보름이나 연락 안 했는데 상대도 먼저 연락이 없다면, 그냥 헤어지자고 툭 던져보세요. 상대도 화가 잔뜩 나 있을 테니 홧김에 알겠다고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럼 명분 좋게 끝내는 거죠.” 상담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도혁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정안아,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우리 성격이 너무 안 맞는 것 같아. 더는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