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안 드세요? 그럼 버리겠습니다

Language: ko

우리 집에서는 밥을 먹는 일이 조선시대 어전회의보다 더 엄격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향해 무려 일곱 번을 청해야 했다. 그래야만 할아버지가 수저를 드셨다. 한 번이라도 덜 부르면? 안 드신다. 어조가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삼십 년. 우리 가족 모두가 그 미친 짓에 순응하며 살았다. 내 아내가 이 집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는. 아내는 차갑게 식어버린 반찬들을 한 번, 그리고 다섯 번째 부름을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는 할아버지를 한 번 번갈아 보았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밥그릇을 치웠다. "안 드세요? 네, 그럼 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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