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내게 강요한 천재적인 두뇌
Language: ko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단 두 달. 이제야 내 미래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기억 장애라는 짙은 안개 속을 헤매던 시절에는 교과서를 펼치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었다. 전학생 임화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녀는 나를 마치 새로 산 장난감처럼 취급하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괴롭혔다. 교과서는 예고 없이 사라졌고, 정성껏 해둔 숙제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엉망으로 수정되어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조차 그녀의 의도적인 장난에 휘말려 길을 잃기 일쑤였다. 내 몸은 본능적으로 그 악의가 뿜어내는 불쾌함을 감지했지만, 안타깝게도 내 머릿속엔 그녀가 매일같이 갈아치우는 그 잔인한 속임수들이 단 한 조각도 남지 않았다. 그렇게 보름이 지났을 무렵, 그녀는 흥분 어린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나의 이 ‘어리바리한 금붕어’ 같은 캐릭터를 자기가 가져간다면, 온 세상이 자신을 가엽게 여기고 사랑해 줄 거라고. 내가 저항할 틈도 없이, 나는 강제로 신경 특성 교환 수술실로 밀려 들어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세상은 내 생애 처음으로 소름 끼칠 만큼 선명하게 다가왔다. 반면, 임화영은 행동이 굼뜨고 기억이 흐릿한, 예전의 나 같은 사람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