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그의 개가 내 목숨값이다

Language: ko

남편의 눈에 나는 그저 자신의 몸에 붙어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일 뿐이었다. 그는 내가 집안 돈을 빼돌려 친정에 퍼다 준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내가 제 친정의 '혈액팩' 노릇을 못 하게 하겠다며, 그는 매주 고작 3만 원이라는 푼돈을 생활비라며 던져주었다. 그러다 내가 납치당했다. 납치범은 몸값으로 10억을 요구했다. 전화를 받은 그의 첫 반응은 놀랍게도 '안도'였다. 그는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이며, 그저 제 돈이나 축내는 식충이일 뿐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납치범에게 나를 마음대로 처분하라고, 자신은 단돈 1원도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내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그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울며 빌었다. 제발 딸 좀 살려달라고. 아버지는 내가 풀려나기만 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종적을 감추고 다시는 우리 삶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냉정하게 고개를 돌리며, 자신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나 같은 여자에게 허투루 쓸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중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는 나를 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피를 팔러 다녔다. 그것도 모자라 신장까지 팔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처절하게 일궈낸 돈으로 간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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