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결혼식날 신부가 외도를 고백했다

Language: ko

반지 교환을 앞둔 찰나였다.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내 맞은편에 서 있던 지안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마치 오늘 날씨라도 이야기하듯 지극히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가장 친한 친구인 태윤과 바람을 피웠다고.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내 귀를 의심했지만, 지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네가 예복 피팅하러 갔을 때, 우리 바로 옆 칸에 있었어.” 죄책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말투였다. “그때 태윤이가 신음 소리를 못 참아서 네가 어디 아프냐고 한참 걱정했잖아. 기억나?” “실은 그때 나, 네 바로 옆에 서 있었어. 다리가 너무 떨려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지.” 지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음 송곳이 되어 내 심장에 박혔다. 전신의 혈액이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았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하객석을 바라보았다. 태윤은 환하게 웃으며 와인잔을 치켜들고 내 이름을 크게 연호하고 있었다. 불과 한 시간 전만 해도 내 어깨를 두드리며 꼭 행복해야 한다고 웃던 놈이었다. “아까 너 헤어 메이크업 받을 때도, 나 태윤이 무릎 위에 앉아 있었어.” 지안의 목소리가 다시 내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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