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성인용품점에서 마주친 약혼녀와 파혼했다

Language: ko

결혼식 전날 밤,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끌려간 총각파티의 마지막 행선지는 어느 성인용품점이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마주친 건, 그곳에서 똑같이 파티를 즐기고 있던 내 약혼녀와 그녀의 소꿉친구였다. 소꿉친구인 도현은 정성스럽게 포장된 물건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고 있었다. 자신의 사이즈에 맞춰 특수 제작한 거라며, 나중에 자기가 없을 때 대신 옆에 있어 줄 거라는 저속한 농담과 함께. 채윤은 얼굴을 붉히며 그 물건을 받아 들었다. 그러고는 제발 파혼하라는 소리 좀 그만하라며, 이건 자기가 직접 산 거라고 나한테 잘 설명할 테니 걱정 말라고 그를 다독였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바보 같게도 내 마음엔 안도감이 먼저 스쳤다. 적어도 그녀가 우리 관계를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믿었으니까. 그런데 그 순간, 내 눈앞에 기이한 문구들이 탄막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다. [남주야 제발 정신 차려! 저건 거절이 아니라 여지를 남기는 거야. 너랑 결혼은 하지만 마음은 도현이한테 있다는 뜻이라고!]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결국 그를 받아주는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나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그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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