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잡러인 내게 상사가 다섯 번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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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멍하니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고 있었다. 새벽 공기가 차갑게 내려앉은 시간,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게시글 하나가 내 시선을 붙들었다. 글쓴이는 오늘 하루 동안 무려 다섯 명의 여자에게 대책 없이 마음을 빼앗겼노라 고백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대상들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했다. 버블티 매장의 앳된 알바생, 음식을 배달해 준 라이더, 택시 기사, 숏폼 플랫폼의 스트리머, 그리고 새로 온 비서까지. 댓글창은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 사람들은 날 선 농담을 던지며 글쓴이를 조롱했다. [한 사람 사랑하기도 벅찬 세상에, 이 아저씨는 오등분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진짜 무섭다. 밥 시키다 사랑에 빠지고 택시 타다 사랑에 빠지고... 금사빠도 정도가 있지.] 하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그 다섯 개의 정체가 사실 모두 '나'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하루 24시간을 쪼개 다섯 개의 잡을 뛰며 살아가는 나의 처절한 생존 기록이 누군가에겐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가 된 셈이다. 그리고 그 글을 올린 주인공.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나의 직장 상사, 강이준 대표가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