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버린 최악의 사원은 에이스였다
Language: ko

오늘 전까지만 해도 가방 깊숙이 찔러 넣어둔 사직서를 정말 제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대 위에서 내 이름이 불렸다. ‘최악의 사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객석에서는 즉각 비웃음 섞인 폭소가 터져 나왔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상대까지 가는 거리는 분명 짧았지만, 양다리는 마치 납덩이를 매단 듯 무거웠다. 싸구려 플라스틱 트로피를 건네받는 순간, 마감이 덜 된 받침대 모서리가 손가락을 따끔하게 찔렀다. 내려다보니 받침대에는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종이가 삐뚤빼뚤하게 붙어 있었다. 거기엔 ‘올해의 최악 사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장 부장은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장난 좀 친 거니 너무 마음에 두지 말라며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한번 귀를 찌르는 웃음소리가 쏟아졌다. 나는 묵묵히 자리로 돌아와 그 우스꽝스러운 트로피를 가방에 처박았다. 손끝에 미리 접어둔 사직서의 감촉이 닿았다. 이제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