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엄마는 나를 첼로 상자에 가뒀다

Language: ko

어둠, 그리고 매캐한 송진 가루의 냄새.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기억이다. 그날 밤, 나는 악몽을 꾸다 깨어나 울며 엄마를 찾았다. 하지만 엄마는 달래주는 대신, 차가운 손길로 나를 첼로 케이스 안에 밀어 넣었다. 사실 징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내 네 살 생일날, 장난감을 떨어뜨려 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엄마가 처음으로 불같이 화를 냈던 그날부터. 엄마는 꽤 이름난 첼리스트였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지만, 정작 엄마 자신은 아주 작은 소음에도 날카로울 정도로 민감했다. 그날 밤도 어떤 전조나 설명 같은 건 없었다. 방문 너머로 아빠가 조심스럽게 엄마를 말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연아, 애 놀라겠어. 그만해.” 그 한마디가 도화선이 된 걸까. 엄마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쏘아봤다. 예전의 그 다정했던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지독한 증오만이 가득했다. 나는 바보같이 엄마가 잠시 기분이 안 좋은 것뿐이라고, 조금만 지나면 다시 괜찮아질 거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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