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나는 가난한 척했던 남편과 이혼했다

Language: ko

결혼 5주년 기념일, 나는 평소처럼 예약 호출 택시를 몰며 손님을 받고 있었다. 뒷좌석에 한 여자가 올라탄 순간, 나는 그만 굳어버리고 말았다. 코트 아래로 바지를 전혀 입지 않은 차림이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추위에 이를 덜덜 떨면서도, 오히려 나를 비웃는 듯한 도발적인 말투로 내뱉었다. “뭘 그렇게 봐요? 촌스럽게.” “강우 씨는 이런 걸 좋아하거든요. 야외에서 아슬아슬하게 즐기는 거. 그래야 금방 흥분한다니까.” “그쪽 집구석에 있는 그 아줌마랑은 차원이 다르죠. 남편 수발도 제대로 못 드는 여자랑은.” 여자는 신이 난 듯 말을 이어갔고, 급기야 낄낄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 기분 맞춰준다고, 일부러 사람까지 사서 자기가 납치당한 척 연극까지 했다니까요.” “그런데 그 멍청한 마누라가 진짜로 구하러 온 거 있죠? 덕분에 하루 꼬박 제대로 굴려졌지 뭐예요.” “말해봐요, 기사님. 그 사람, 나한테 미친 거 맞죠? 나 때문에 자기 마누라를 사지로 몰아넣어 망가뜨릴 정도면 말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불과 몇 달 전, 남편 문강우를 구하기 위해 소위 ‘원수’라는 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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