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빚
Language: ko

부모님이 이혼하고 3년이 지났을 무렵, 나는 강남의 한 유명 훠궈 음식점에서 엄마를 마주쳤다. 그녀는 예쁘장한 여자아이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를 발견한 그녀의 눈동자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계산을 마치고 나가기 전, 그녀는 자신의 메신저 QR 코드를 내밀었다. “친구 추가해. 돈 좀 보내줄 테니까, 너랑 네 아빠 맛있는 것 좀 사 먹어.” 나는 떨리는 손을 억누르며 그녀의 핸드폰을 밀어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신지연 씨.” “예전엔 우리한테 이렇게 관대하신 분이 아니었잖아요.” 그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더니 미간이 깊게 패였다. “너는 왜 네 아빠를 닮아서 그렇게 고집불통이니? 그때 나를 따라왔으면 이런 데서 서빙이나 하고 살았겠어?” “네 아빠한테 전해. 이제라도 자기 잘못 인정하고 고개 숙이면, 너 데려가서 제대로 살게 해주겠다고.” 나는 대답 대신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는 정말 모르는 걸까. 내 아빠가 3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