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의 교향곡
Language: ko

다시 숨이 쉬어졌다. 정신병원에서 비참하게 굶어 죽은 뒤, 나는 거짓말처럼 회귀했다. 오늘은 전국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가 열리는 날이다. 나의 쌍둥이 언니, 심서우는 지금 내 악보를 들고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생에서 나는 언니가 내 곡을 훔쳤다는 사실을 폭로했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처참했다. 부모님은 언니와 한패가 되어 나를 정신병원에 쳐넣었다. 그들은 나를 피해망상 환자라고 몰아세웠고, 언니의 천재성을 질투해 헛소리를 지껄이는 열등감 덩어리로 만들었다. 심서우는 그렇게 나의 곡들을 하나씩 가로채며 악단의 가장 눈부신 ‘천재 소녀’가 되었다. 마지막에 그녀는 나를 철저히 잊었다. 내가 정신병원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비참하게 죽어가는 동안에도 말이다. 천재의 후광이 반드시 선혈로 물들어야만 얻어지는 것이라면. 이번 생에서 나는 기꺼이 그녀를 그 신성한 제단 위로 밀어 올려줄 생각이다.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 다다랐을 때,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녀를 처참하게 떨어뜨릴 것이다. 뼛가루조차 남지 않도록. 그래서 이번에는 예전처럼 부모님께 울며 불며 매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