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내 운명을 오빠에게 바친 아내

Language: ko

5년 전, 그 끔찍했던 장기 기증 수술이 끝나고 얼음처럼 차가운 병상에 누워 있을 때였다. 나는 의도치 않게 입양된 여동생 서윤과 그녀의 절친한 의사 친구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그들의 대화는 독을 바른 비수처럼 날아와, 지난 5년간 내가 쌓아온 모든 신뢰를 잔인하게 찔러 죽였다. 서윤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준혁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그녀의 친구는 기가 찬 듯 몰아붙였다. 고작 모준혁의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제 손으로 강 씨 집안을 무너뜨리고, 양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내게 네 번이나 기증 수술을 받게 했느냐고. 오직 내 타고난 고결한 '운명'을 모준혁에게 갈아 끼우기 위해서.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진실한 사랑이라 믿었던 서윤의 헌신은, 정교하게 설계된 사기극에 불과했다는 것을. 5년 전, 내 인생은 결혼식 당일 처참하게 붕괴했다. 국내 굴지의 자산가였던 부모님은 갑작스러운 파산 선고를 받았고, 내가 보는 앞에서 고층 빌딩 아래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그 광경을 본 약혼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파혼을 선언하더니, 곧바로 신흥 재벌의 아들인 모준혁에게 달려가…

Start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