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정관수술한 남편의 유일한 대를 이었다

Language: ko

구 회장님이 폭탄선언을 했다. 구씨 가문의 대를 이을 증손주를 낳아주는 이에게 가문의 모든 재산을 고스란히 넘기겠다고. 구도현은 구씨 가문의 9대 독자이자 하나뿐인 후계자로, 가업을 이어받을 유일한 적임자였다. 하지만 그는 지독할 정도로 ‘딩크’를 고집하는 내 절친, 로아를 미치도록 사랑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다른 여자는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고, 아이 따위는 평생 갖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한 남자였다. 로아는 출산을 여성을 물건 취급하고 비하하는 행위라 여겼다. 그녀는 죽음까지 불사하며 울고불고 매달렸고, 도현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애 낳는 기계’가 필요한 건지 따져 물으며 그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나는 이 출구 없는 교착 상태에서 운명을 바꿀 한 줄기 빛을 보았다. 평범한 사람은 몇 생애를 일해도 만져볼 수 없는 수천억 대의 자산. 그녀가 그 기회를 발로 차버리겠다면, 내가 대신 잡으면 그만이었다. 나는 로아가 사용했던 피임 도구를 몰래 빼돌렸고, 치밀한 계획 끝에 도현의 아이를 가졌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오직 구씨 가문이 내건 그 어마어마한 보상금, 그 하나만을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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