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내 알레르기만 잊은 당신에게

Language: ko

결혼 4주년이 되던 어느 날, 자혁은 망고 쉬림프 볼 한 접시를 식탁 위에 올렸다. 나는 그 접시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내가 새우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나직이 상기시켜 주었다. 순간 그의 젓가락질이 멈췄다. 그는 오히려 나에게 되물었다. 망고 알레르기 아니었냐고.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망고 알레르기였던 적이 없다는 걸. 냉장고 문 오른쪽 상단에는 그가 4년 전 직접 적어 붙여둔 포스트잇이 있었다. 거기엔 나의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명확하게 적혀 있었다. '새우, 페니실린, 버드나무 꽃가루.' 그 포스트잇은 4년째 그 자리에 붙어 있었다. 종이 모서리는 이미 돌둘 말려 올라갔고, 그는 하루에 최소 다섯 번은 냉장고 문을 연다. 고개만 조금 숙여도 바로 보이는 위치였다. 망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더 추궁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접시에서 새우를 골라내고 남은 망고를 먹었다. 망고는 지독하게 달았다. 그는 그제야 안도하는 눈치였다. 이 일이 이렇게 대충 넘어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밤늦게 주방을 정리하며, 나는 냉장고 문에 붙어 있던 그 포스트잇을 떼어냈다. 종이가 붙어 있던 자리에는 깨끗하고 하얀 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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