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목숨값을 상간녀에게 송금한 너에게
Language: ko

딸아이가 유괴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납치범의 요구는 현금 5천만 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허튼짓을 하면 딸의 시신을 보게 될 거라며 나를 짓눌렀다. 나는 미친 듯이 안방으로 달려가 금고를 열었다. 그곳엔 우리 집의 모든 통장과 비상금이 보관되어 있었다. 하지만 금고를 연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건 돈다발이 아닌 한 장의 송금 확인서였다. 남편이라는 작자가 집안의 모든 돈을 밖으로 빼돌린 것이다. 그 5천만 원은 우리 가족의 전 재산이었다. 딸 서아를 위해 차곡차곡 모아둔 교육 보험금이자, 양가 부모님의 노후 자금, 그리고 우리 집이 융통할 수 있는 유일한 현금이었다. “이 돈, 다 어디로 갔어?” 나는 송금 확인서를 강승준의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정은아, 일부러 숨기려던 게 아니야.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가 횡설수설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희수네 아들이 선천성 심장병이래. 당장 수술비가 없으면 아이가 죽는다는데… 한 아이의 생명이 꺼져가는데 내가 어떻게 모른 척을 해….”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 큰돈을, 그는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