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내 돈으로 차린 남편의 딴살림

Language: ko

요즘 남편이 부쩍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마침 중고 거래 앱을 훑어보는데, 한눈에 봐도 혈통이 훌륭한 렉돌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남편에게 깜짝 선물을 해줄 생각에 나는 망설임 없이 결제를 마쳤다. 판매자에게 연락해 직거래 장소를 확인하던 중, 남편인 ‘강도진’이 대신 갈 거라고 넌지시 덧붙였다. 그가 검은색 벤츠를 타고 갈 거라는 말과 함께. 그런데 갑자기 판매자가 공유했던 주소를 빛의 속도로 회수하더니, 날 선 말투로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당신이 뭔데 우리 남편더러 고양이를 데려오라 마라야?] 황당함에 대꾸할 틈도 없이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나 강도진이랑 이미 혼인신고 마친 사이거든? 그의 벤츠 조수석은 내 자리니까, 어디서 감히 기어오르려고 해. 꿈 깨!] 화면을 쳐다보며 나는 멍해졌다. 화가 치밀기보다 상황이 너무 터무니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동명이인이 얼마나 많은데, 벤츠가 무슨 대단한 슈퍼카라도 되는 줄 아나 봐요?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예민하세요?] 상대는 더 이상 말 섞기 싫다는 듯 동영상 하나를 툭 던졌다. 잠옷 차림의 한 남자가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고 있는 영상이었다. [눈 크게 뜨고 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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