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잃어버린 시간
Language: ko
배남준과 같은 도시로 떠나기로 한 날, 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는 어쩌면 아마 평생 가도 고향에 간다고 짐을 싸고 내려간 내가 왜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며칠 후, 나는 뻔뻔하게도 배남준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자마자 잔뜩 화가 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윤주, 나랑 헤어질 작정이야? 연락은 왜 안 받아?” 나는 주변에 둘러싸인 철창과 높은 담벽들을 바라보며 일부러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그래. 나 곧 해외로 출국해.” “그러니 다신 연락하지 말자.” 제1화 5년 후, 난 한 여행지의 야시장에 노점을 열어 생계를 유지했다. 한편으로는 여행객들에게 네일아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옆에는 수공예품을 쌓아 놓고 팔았다. 보슬비가 내리던 어느 날 저녁, 옆 가게 사장님이 들어갈 준비를 하며 나에게 소리쳤다. “윤주 씨, 비도 오는데 안 들어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루종일 개장을 못해서 이대로 돌아가기 싫은 마음이 컸다. 인심 좋은 사장님은 안쓰러운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윤주 씨, 돈은 그렇게 버는 게 아니야.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은 것 같은데 그럼 안 돼. 건강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