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내가 떠난 후, 망한 그녀

Language: ko

회사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대표이사인 와이프가 사람들 앞에서 나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그런데 발표 당일, 갓 입사한 그녀의 후배가 갑자기 무대에 올라가서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대표님, 우리 둘 사이를 이렇게 빨리 외부에 발표하는 건가요? 대체 저를 얼마나 아끼시길래...” 그 말에도 그녀는 반박은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후배를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배치해 스펙을 쌓게 해주었다. 순간, 현장의 모든 직원들이 지붕이 떠나갈 듯 박수를 치며 두 사람이 천생연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 해 함께 일해온 동료가 말없이 서 있는 나를 보고 일부러 낮은 목소리로 귀띔해 주었다. “한정훈, 너 눈치 빠르잖아. 분위기 좀 띄워 봐.” 하지만 나는 나서지 않았다. 대신 프로젝트 책임자 명패를 후배 쪽으로 밀며 너그럽게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여만 하는 건 네 능력을 너무 낮추는 거, 아니야? 내 프로젝트 책임자 자리도 너희 공식 발표 선물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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