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iri

당신이 외면했던 온기의 기록

Language: ko

결혼한 뒤로 나와 남편은 줄곧 각방을 썼다. 처음에는 내가 먼저 안방으로 들어와 같이 자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강준혁은 망설이지도 않고 거절했다. “안 돼. 미래가 싫어할 거야. 애초에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도 그렇게 끝나지 않았어. 그냥 지금처럼 지내자.” 미래는 그의 첫사랑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 굳은 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겠다고 대답했다. 나중에는 어차피 이 결혼도 자금줄이 막힌 우리 집을 살리고, 동시에 강준혁의 회사가 휘말린 골치 아픈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맺어진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필요한 걸 주고받은 셈이니 일이 다 끝나면 당연히 각자의 길을 가면 됐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는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 뒤로 3년 동안 강준혁은 어디를 가든 늘 송미래를 데리고 다녔다. 가족 모임에도, 회사 연말 행사에도, 심지어 우리 엄마 생일에도 강준혁의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송미래였다. 사람들은 대체 누가 이 집의 안주인이냐며 수군거렸다. 이제는 잘됐다. 해결할 일은 전부 끝났으니까. 나도 이제 떠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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