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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아홉 권의 책, 하나의 결산

Language: ko

내 남편, 강태준에게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그가 바람을 피우고, 내가 그걸 알아채면, 내 서재에는 희귀본 책 한 권이 놓였다. 마흔아홉 번의 배신, 그리고 마흔아홉 번의 값비싼 사과. 그것은 거래였다. 아름다운 물건과 나의 침묵을 맞바꾸는. 하지만 마흔아홉 번째는 최악이었다. 그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그의 손을 잡고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던 공로상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첫사랑 주예슬에게 줄 오피스텔을 사주기 위해서였다. 그의 너무나 태연한 거짓말은 외도 그 자체보다 더 나를 산산조각 냈다. 심지어 그는 그녀를 우리 엄마의 추모 공원에 데려갔다. 그는 그녀가 엄마의 기념 벤치 옆에 자기 죽은 고양이의 기념비를 세우려는 걸 멀뚱히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그 현장을 덮쳤을 때, 그는 내게 측은지심을 가지라며 뻔뻔하게 요구했다. “측은지심 좀 갖자.” 그가 말했다. 내 어머니의 기억을 모독하는 여자에게 측은지심을. 내가 겪은 유산의 아픔, 그 신성한 슬픔을 더러운 비밀처럼 떠벌리고 다닌 여자에게 측은지심을.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단순히 마음이 찢어진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내가 그와 함께 쌓아 올린 거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