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를 익사시켰고, 나는 그의 세상을 불살랐다.
Language: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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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약혼자, 강태준은 클라이밍 사고로 내가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자, 나만을 위한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어주었다. 그는 그곳을 ‘아르카디아’라 불렀다. 나의 성역. 그의 게임 속에서 나는 망가진 존재가 아니었다. 무적이자 최강의 챔피언, ‘발키리’였다. 그는 나를 벼랑 끝에서 참을성 있게 간호해준 구원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가 IT 컨퍼런스 무대에 선 모습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보게 되었다. 그는 내 재활치료사였던 주다희의 어깨를 감싼 채, 그녀가 평생을 함께할 여자라고 세상에 공표했다. 진실은 깨어있는 악몽이었다. 그는 단순히 바람을 피운 게 아니었다. 내 진통제를 몰래 약효가 더 약한 진정제 성분이 든 약으로 바꿔치기하며, 의도적으로 내 회복을 늦추고 나를 약하고 의존적인 상태로 만들고 있었다. 그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팔찌를, 내 가상 세계의 칭호를, 심지어 내가 우리를 위해 세웠던 결혼 계획까지 전부 주다희에게 넘겨주었다.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 담긴 굴욕적인 사진을 유출시켜 게임 커뮤니티 전체가 나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었고, 나를 스토커로 낙인찍었다. 결정타는 그의 승리 파티에서 그와 대면하려 했을 때 날아왔다. 그의…